언론보도
 
작성일 : 12-12-17 18:07
편입학 억제 정책은 잘못
 글쓴이 :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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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 축소정책, 실효성 미지수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가 지방대학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13년부터 편입학 인원을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방대학을 강화시킬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16일 교과부는 지역대학 발전방안을 발표하면서 △지역대학 특성화 촉진 △지역 우수인재 유치‧지원 강화 △지역대학 연구역량 강화를 중점과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교과부는 전체 대학 편입학 인원을 15% 축소하기로 했다. 지방대 인재들이 수도권 대학으로 편입학 하는 것을 일정 수준에서 제한함으로써 대학의 지역별 편차를 줄이고자 하는 것이다.

편입학 제도는 본래 학생들의 선택권 보장을 위해 마련된 것으로, 일반편입과 학사편입으로 나뉜다. 일반편입은 대학에서 2년(4학기) 이상 수료한 학생을 1‧2학년 정원 내에서 여석이 생긴 만큼 모집하는 것이다. 학사편입은 학사학위 소지자를 대상으로 고등교육법시행령에서 정한 비율만큼 선발하는 제도다. 일반․학사편입 모두 3학년으로 편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편입학의 본래 취지가 전도돼 지방 인재를 수도권으로 유출시켜 수도권 대학과 지방대학의 편차를 가중시키는 폐해를 낳았다. 지난해 신입생 충원율을 보면 수도권대와 지방대는 각각 112%와 109%로 엇비슷했다. 하지만 편입이 시작되는 3학년 충원율은 각각 118%와 99%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이는 수도권으로의 편입생이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지방대 학생이 수도권으로 편입학하게 되면 지방대의 재학생 수가 감소해 등록금 수입이 감소하는 등 운영에 곤란을 겪게 된다. 반면 수도권 대학에는 학생들이 점점 늘어나 지방대와의 격차는 점점 심해진다.

교과부는 이러한 폐해를 막고 지역별 대학 편차를 줄이기 위해 편입학 인원을 축소시키기로 한 것이다. 하지만 편입학 인원 축소가 지방대 역량 강화를 위한 실질적 대책이 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우리 대학교 장세훈(사회학) 교수는 “우리 사회에 중앙과 지방간 격차가 여전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서울로 편입하겠다는 추세가 계속되는 것”이라며 “이를 막지 못한 채 편입의 규모만을 행정규제로 제한하는 것은 겉으로 나타난 증상만 일시적으로 없애는 ‘대증요법’ 이상의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편입학을 준비하는 학생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다. 정책발표 이후 교과부 홈페이지의 민원 게시판에는 편입학 축소를 반대하는 민원글이 이틀 동안 202개나 게시됐다.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에는 편입학 축소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진행 중이다. 게시자인 mi****는 “지방대의 경쟁력 강화는 자체적인 노력을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며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편입학 축소를 통해 사교육 문제도 해결하고자 했던 교과부의 취지도 달성되기 어려울 전망이다. 현재 편입학 사교육 시장규모는 4,371억 원이며 수요자는 약 13만 명에 달한다. 이찬*편입학원 관계자는 “편입 축소가 편입생 수를 줄일 수는 있어도 편입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줄이지 못할 것”이라며 “사회에 만연한 학벌중심주의는 해결하지 않은 채 편입하려는 학생만을 막는 방법으로는 편입 사교육을 축소시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수생의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됐다. 재수생은 수시모집 비중 확대와 함께 2007년 12만 명에서 2011년 15만 명으로 증가했다.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이미 고4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재수가 보편화되고 있다”며 “여기에 편입까지 축소되면 수도권 대학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이 재수․반수를 하도록 부채질하는 격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편입학 인원 축소 정책을 향한 반발 여론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학생들의 기회를 줄이는 정책이 아니라고 반박하며 “일부 대학이 교육 여건에 맞지 않게 정원 외로 편입생을 받는 것이 문제시됐으며 편입학 축소를 통해 지방대학은 인재 유출을 완화해 장기적으로는 교육의 질을 개선하고, 수도권대학은 편입생이 유입되는 만큼 교육여건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편입학이 제2의 입시로 전락되어 교육의 부실화를 초래해 2006년에 한 차례 축소됐던 전례가 있다. 이후 대학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다시 확대된 바 있다.

홍슬기 기자

hakbosg@donga.ac.kr